2025 파사드어워즈 상업/공공부문 수상작

-퇴계동 행정복지센터 – 공공건축의 가능성을 확장한 파사드 실험

2025 파사드어워즈 상업공공부문 수상자 장인수 대표(우)

강원도 춘천시에 자리한 퇴계동 행정복지센터는 공공 건축이 보여 온 획일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도시와 일상, 사용자 경험을 새롭게 연결하는 파사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용적 기념비(Pragmatic Monument)’라는 개념 아래 설계된 이 건축물은 상징성과 기능성, 공공성과 도시 맥락을 균형 있게 담아내며 2025 파사드어워즈 공공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반사와 투명, 난반사가 공존하는 네 개의 표정
퇴계동 행정복지센터의 파사드 구성은 매우 전략적이다. 네 개의 면이 각각 마주한 환경과 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재료와 표정으로 대응하며, 이 건축의 성격을 규정하는 핵심 장치로 작동한다.

■ 남동측 – 도시의 전경을 품는 ‘거대한 반사체’
경춘선을 향한 남동측 외피는 실버·라이트그레이 로이유리로 구성된 대형 반사 면이다.
낮에는 주변 도시 풍경을 건물 표면에 그대로 비추며 일종의 ‘도시 캔버스’ 역할을 한다. 반사율을 통해 매스의 압박감을 줄이고 도시 환경 속에 자연스럽게 물러서는 효과도 크다.
밤이 되면 내부의 다양한 활동이 은은하게 외부로 드러나 ‘공공성’이 스스로 발광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시간에 따라 표정이 전환되는 파사드, 이 면이 가장 극적으로 구현해내는 요소다.

■ 북동·남서측 – 도시와 공원을 연결하는 투명한 ‘사진틀’
북동·남서측은 투명 커튼월을 적용해 도시와 공원의 풍경을 내부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단순한 개방감을 넘어 주변 풍경을 ‘프레이밍’하여 하나의 장면처럼 구성하는 전략이 돋보인다. 행정복지센터라는 공공 업무 공간에서, 사용자는 항상 외부 환경과 시각적으로 연결되며 심리적 개방성과 쾌적성을 동시에 누린다.

 

 

■ 북서측 –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부드러운 커튼 파사드’
가장 독창적인 선택은 모텔과 마주한 북서측 외피다. 이 면은 아연도 M-BAR 시스템을 활용해 난반사 패널로 마감했다. 불투명하지만 과도한 차폐감 없이 주변 빛을 부드럽게 반사하는 특성이 있어, 민접한 인접 건물을 고려한 세심한 파사드이다. 빛의 방향과 시간에 따라 표면이 미세하게 변주되며, 물리적 경계가 아닌 **‘생성적 경계(Generative Boundary)’**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M-BAR 시스템의 외부 확장 – 파사드 기술의 새로운 제안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의 경량 철골 천장틀 시스템(M-BAR)을 외벽·차폐·루버·천장 등 건물 외관 전반에 적극적으로 전환하여 사용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M-BAR는 내식성이 우수하고, 불투명하면서도 난반사 특성이 강해 외부 재료로서 뛰어난 잠재력을 갖는다. 설계팀은 이 재료를 단일한 패널이 아닌 일반형·루버형 등 다양한 모듈로 변주해 패턴과 깊이를 만들었으며, 설비 급·배기구를 자연스럽게 숨길 수 있는 실용적 해법도 제시했다. 파사드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기능적·기술적 확장의 플랫폼으로 활용된 사례라 할 수 있다.

>공공건축으로서의 성취
퇴계동 행정복지센터는 단순한 외피 디자인을 넘어 대지와 도시, 주변 건물, 사용자 경험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파사드 전략으로 새로운 공공건축의 모델을 제시한다. 이 건물은 도시를 비추는 반사 파사드, 풍경을 끌어들이는 투명 파사드, 환경을 배려하는 난반사 파사드 기술을 재해석한 M-BAR 파사드이다. 건물의 각각의 면은 ‘보여주기’가 아닌 ‘응답하기’ 위해 존재하며, 그 결과 이 건축은 도시와 소통하는 실용적 기념비로 자리 잡는다.
퇴계동 행정복지센터는 공공건축이 더 이상 무겁고 관성적인 구조물이 아니라, 도시를 비추고 품고 조율하는 능동적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심사평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심사위원단은 전반적으로 높은 완성도와 실험성을 인정했다. 특히 캔틸레버로 길게 뻗은 상부 매스와 수평적 유리 커튼월의 조합은 공공건축에서 보기 드문 과감한 제안으로 평가되었다. 다만 일부 심사위원은 반사유리 특유의 광반사 문제와 평활도 측면에서 개선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대형 면적의 커튼월이 갖는 기술적 숙제라고 언급했다.
또한 M-BAR 루버 파사드의 적용은 신선하지만, 저층부에서는 유지관리와 보행자의 접근 통제가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은 한목소리로 난이도 높은 3D 가공과 복잡한 규모를 높은 완성도로 구현한 점, 그리고 내부 천장틀 시스템인 M-BAR를 외피로 확장한 발상의 전환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특히 “도시의 성격과 주변 환경을 세심하게 분석해 파사드 구성에 반영한 뛰어난 프로젝트”라는 평가와 함께, 남측의 거대한 반사 캔버스와 북서측의 프라이버시 배려형 커튼 파사드를 대비시키는 전략이 공공건축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사위원단은 이 건축을 “보수적 경향에 머물러 있던 공공건축에 재료와 구조의 전환적 사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이라고 총평하며, 파사드 디자인이 도시와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중요한 참고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희 기자]